“장르는 자두”… 25년 내공을 꾹꾹 눌러 담은 미니앨범 ‘말말말’로 귀환

2026.04.23

지난해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 무대를 계기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자두가 기지개를 활짝 폈다. ‘불후의 명곡’ 등 음악 프로그램에서 레전드 무대를 만드는가 하면, 히트곡 ‘김밥’의 인연으로 김천 홍보대사가 되어 15만 명이 몰린 지역 축제 무대에도 섰다.

그런 그가 오는 4월 27일, 11년만에 새 미니앨범 ‘말말말’의 발매 소식을 전하며 아티스트로서의 본격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우아한 회색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여성, 편안한 자세로 앉아 있으며 미소를 짓고 손을 턱에 대고 생각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자두가 오는 4월 27일 미니앨범 ‘말말말’ 발표를 예고했다.

‘자두’라는 독보적인 장르로 귀환

자두가 드디어 팬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당초 3월에 싱글 한 곡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창작의 열정이 터져 나오며 두세 달 사이 10곡이 넘는 곡을 써 내려갔다. 곡수가 늘어난 만큼 고민의 깊이도 더해졌다. 양질의 사운드를 담기 위해 디테일에 집중하다 보니 일정이 조금 밀리기도 했지만 그 시간을 기분 좋은 숨 고르기로 받아들인다.

“전곡 작사, 작곡에 참여했고, 모던 어반 팝 록(Modern Urban Pop Rock)을 기반으로 총 다섯 곡을 담았어요. 각기 다른 곡이지만 하나의 서사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장르를 정의하자면 25년 전이나 지금이나 ‘장르는 자두’예요.”

오랜만에 제 옷을 입을 자두를 기대하며 팬들은 ‘컴백’을 환영하고 있지만, 정작 그는 이 단어가 낯설다. 방송에서 보이지 않았던 시간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3년 동안 ‘6시 내고향’에서 지역 어르신들을 만나, 지게차, 굴착기 같은 중장비 자격증도 땄어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출연부터 재즈 피아니스트와 팀을 이뤄 음악을 하고 CCM 활동도 꾸준히 했어요. 그저 자두로 초대되는 무대에 쉽게 응하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을 뿐이에요.”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준 남편

자두가 무대를 망설였던건 ‘기획된 자두’와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 사이의 간극이 점점 커지면서부터다. ‘엽기 가수’ 타이틀로 자두를 알린 무대들을 정작 본인은 보지도 못할 정도였고, 가까운 이들을 떠나보내는 일들까지 겹치며 스스로에게 등을 돌렸다.

“지금 생각하면 오만한 이야기인데, 당시엔 ‘되고 싶은 사람이 되지 못했다’는 결핍이 심했어요. 원하지 않았던 음악으로 성공을 맛봤다는 생각에 제 무대가 부끄럽더라고요. 여기에 가족, 친구와 이별하는 일까지 겹치며 거울도 보지 않고 바닥 끝까지 내려가는 시기를 보냈어요.”

청록색 의상을 입고 있는 여성의 미소를 지으며 앉아 있는 모습.
자두는 이번 미니앨범에서 ‘가장 자두스러운 장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바닥의 순간에 나타난 건 남편이었다. 목회자인 남편은 그녀가 회피하고 싶었던 진실을 직면하게 만드는 따뜻한 전환점이 됐다.

“제가 최악일 때 마치 최고인 것처럼 대해줬어요. 제일 낮은 상태의 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준 사람이었어요. 제가 겪고 있는 감정이 ‘화인지, 부끄러움인지, 두려움인지 나눠보라’는 식으로 제 내면을 제대로 볼 수 있게 객관화시켜줬고요. 덕분에 저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됐고, 세상을 보는 눈도 조금씩 바뀌었죠.”

내면의 회복은 자연스레 외적인 돌봄으로 이어졌다. 너무 많이 울어 ‘절망의 근육’으로 굳어버린 얼굴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던 그녀는 세수하기, 선크림 바르기 같은 사소한 습관부터 다시 시작했다.

“‘살아야겠다’ 마음먹고 응하게 된 사진 촬영 스케줄이 있었어요. 활짝 웃으며 메시지를 담는 포스터 촬영이었는데, 결과물을 보고 자각이 딱 왔어요. “왜 이렇게 활짝 웃었는데 기뻐 보이지가 않지?” 제가 웃는 근육을 못 쓰고 있었던 거예요.”

무대 위에서 더 환하게 노래하고 싶다는 갈망은 오랜 시간 컴플렉스였던 미니쉬 치료로 연결됐다.

“예전엔 웃을 때 자기도 모르게 입을 가리곤 했거든요. 그런데 치료 후에는 표정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미용의 목적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입을 크게 벌리고 노래할 수 있게 된 거죠. 미소가 미소다워지니 삶의 질과 자신감이 동시에 올라갔어요.”

웃으면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짧은 머리의 여성, 파란색 의상을 입고 있으며, 배경에 창문으로 자연광이 들어오는 실내에 서 있음.
긴 슬럼프 후 자신감을 되찾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미니쉬 치료를 선택했다.

전성기는 지금부터… “페스티벌 무대에서 만나요”

많은 이들이 그녀의 과거를 전성기라 추억하지만, 그녀는 단호하고 유쾌하게 고개를 젓는다.

“제발 아직 안 온 거라면 좋겠어요. 전성기는 내가 삶을 가장 의욕적이고 신나게 살아가는 때라고 생각하거든요.”

자두는 이제 자신의 모든 과거를 긍정한다. 한때는 이곳저곳 빈자리를 채우는 ‘깍두기 이미지’가 싫었지만, 지금은 어떤 무대에서도 ‘자두가 자두하고 있구나’라고 받아들여지는 그 정체성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이번 앨범은 그런 그녀가 스스로와 싸우지 않고 만든 첫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번 앨범 작업은 제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기준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보는 과정이었어요. 그동안 흔들리며 방향을 잃었던 순간까지도 솔직하게 담아서 그동안과는 다른 ‘자두의 맛’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쉬었던 시간보다 더 오래 노래하고 싶다는 그녀의 시선은 이제 다시 무대로 향한다. 미니앨범 발매를 기점으로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밴드 ‘마음전파상’과 다시 무대에 서고 싶다는 바람, 그리고 할머니가 될 때까지 노래하고 싶다는 꿈도 전했다.

“관객과 호흡하는 무대에서 떼창만큼은 정말 자신 있어요. 불러주시면 어디든 기쁜 마음으로 달려가겠습니다. 많이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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