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구 더존비즈온 성장전략부문 대표 인터뷰>

“AI전환 시대, 경영자들에게는 고차원적인 의사결정이 요구됩니다.”
지용구 더존비즈온 성장전략부문 대표(55)는 일주일에 두세 차례 연단에 선다. 인공지능(AI)의 파고가 산업계를 넘어 전방위적으로 몰아치는 가운데, 지 대표의 인사이트를 원하는 CEO들의 강연 요청이 줄을 잇기 때문이다. 그는 인터넷, 모바일, 클라우드, AI로 이어지는 메가 트렌드의 맥을 짚고, 더존비즈온의 방향타를 설정한 경영자다.
더존비즈온은 중소기업 ERP, 그룹웨어 토털 솔루션의 점유율이 80%를 넘는다. 회계·세무관리 소프트웨어 공급에서 시작해 클라우드 서비스, AI 솔루션, 헬스케어, 금융IT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2024년 12월 현재 시가총액은 2조원에 육박한다.
지 대표는 기업의 생존전략 외에도 페이스북에 ‘용구생각’을 연재하면서 AI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과 조직, 사회에 관한 단상을 풀어낸다. 서울 중구 더존을지타워에서 지 대표를 만났다.

–‘용구생각’을 쓰기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페이스북에 글을 쓴 지는 한 11년 정도 됐어요. 처음에는 유행 따라 썼지만 알고리즘 때문에 과거에 쓴 글을 되새기게 됐습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들이 눈에 보이는 게 재밌더라고요. 글을 쓰면서 자기 성찰도 하게 되고,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은 축적된 생각을 1년 단위로 묶어서 책으로 펴냅니다.”
–책에는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요.
“직업관, 경영, 리더십에 관한 내용을 추려서 멘토링 북을 만들었죠. 저희 회사가 2019년부터 유망기업을 육성하는 팁스(TIPS) 운영사를 하고 있어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과정에서 경영 컨설팅, 멘토링을 할 때 이 책을 CEO나 직원들에게 드리고 공유하고 있습니다. 멘토링 북 덕분에 페이스북을 하는 재미가 더 커졌습니다. 최근에는 링크드인도 시작했습니다. (하하)”
–가장 많이 ‘좋아요’를 받은 글을 소개한다면.
“최근 기억에 남는 건 ‘직장인과 직업인’에 대한 글입니다. “무슨 일을 하세요?” 누가 물어보면 대부분 “A기업의 마케터입니다”라고 말한다면, 직장과 직업을 말할 것입니다. 그런데 가끔 사명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예컨대 “브랜드가 세상과 만나게 할 다리를 놓습니다”라고 답하는 거죠. 이런 사람을 ‘직업인’이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본업을 하면서 틈틈이 자문을 하거나 강연에 나가거나 새로운 프로젝트에 함께 하는 등 자신을 직장에만 가두지 않습니다. 나만의 무기를 갈고 닦아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거듭나는 거죠. 이러한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많은 분이 공감해 주셨습니다.”
–대표님 이야기 같아요.
“저도 그렇습니다. 가끔씩 자문을 하거나 강연 혹은 새로운 프로젝트에 함께 합니다. 지금은 공동 집필을 하고 있습니다. 대외 업무를 한다고 회사 일을 소홀하게 하는 게 아니예요. 내 업무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통해 자아실현과 내가 속한 조직과 사회에 대한 기여를 동시에 추구하고 싶은 거죠. 주인이 아닌데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강요하는 건 어렵고 힘들지만 사명의식과 소명의식을 갖는 건 자신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대표님의 사명(使命)은 무엇인가요.
“제 사명은 조직과 개인의 성장을 돕고, 소통을 촉진하면서 아이디어가 흐르는 도구를 만드는 일입니다.”
지 대표가 사명을 추구하는 데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AI다. 그는 △해야 할 일 △ 하고 있는데 잘 진행되지 않는 일 △지연되는 일의 원인을 찾는 데 AI를 활용한다. 그는 “AI를 쓰지 않았다면 그 시간에 직원들을 불러서 회의했을 것”이라며 “회의는 다른 일을 할 시간을 빼앗기게 되니까 그만큼 비효율이 일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시간 관리와 효율성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진 것이다.
–AI 시대, 리더나 개인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자신이 잘하는 업무에 집중하고 그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야 합니다. 그다음에는 이를 응용하고 연결하는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하죠. 예를 들어, 아이디어를 초기 기획단계로 구현하는 데 AI만큼 효율적인 도구는 없습니다. AI를 활용해 개념을 정의하거나 기획하고, 이를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구현하려는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AI를 남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사용하고 익히려는 태도와 노력이 중요합니다. AI 시대 전에는 IT전문가에게 디지털 관련 업무를 위임했다면 AI 시대는 본인이 직접 써보려고 노력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인공지능전환(AI Transformation, AX)은 무엇인가요.
“AI 전환(AX) 이전에 디지털 전환(DX)이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은 양질의 데이터를 가려내고 모으는 힘입니다. AI 전환이란 데이터를 기반으로 AI의 도움을 받아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입니다. AI라는 천재적인 조력자, 강력한 디지털 조력자를 옆에 두고 자신의 경험과 통찰을 대입하면 이전과 다른 고차원의 의사결정이 가능합니다.”
AI전환(AX)에 앞서 디지털 전환(DX)이 선행돼야 하나요.
“DX를 구조화하면 ‘DX=①개인의 경험+②조직의 경험+③고객의 경험’으로 정의할 수 있어요. 여기서 순서는 매우 중요한데 ①개인이 익힌 디지털 기술과 경험을 ②조직의 경험으로 확장하고 충분히 성숙해지면 ③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만약 ②단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한테 제공된다면, 회사는 제대로 된 피드백을 줄 수가 없습니다. 회사는 고객보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더 잘 활용하고, 그 유용성과 편의성을 충분히 경험해야만 고객의 요구를 명확히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전환의 성공 방정식은 개인의 경험, 조직의 경험, 그리고 고객 경험의 총합으로, 이 순서대로 확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AX의 효과는 무엇인가요.
“AI전환은 디지털 전환을 바탕으로 AI를 접목하는 것으로, 그 효과는 곱절로 나타납니다. 무슨 말이냐면, AI를 도입하기 전에 디지털 전환을 경험하거나 ‘디지털 전환 솔루션’을 먼저 구축해야 AI의 효과가 훨씬 크다는 겁니다.
만약 디지털 전환 없이 AI를 구축하면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습니다. 정제된 데이터가 유의미한 결과를 제공해 줍니다. 양질의 데이터를 잘 모으는 과정이 선행되고 AI를 잘 활용하면 승수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
도널드 섹스톤 컬럼비아대 명예교수의 ‘매출의 법칙’에 따르면, 매출이 2배 상승할 때 회사 가치는 제곱에 비례해 올라갑니다. 고객이 유용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가격 저항선이 떨어지거든요. ‘좋은 거니까 비싸더라도 사야해’ 그렇게 느끼는 거죠. 가치가 아주 높게 상승한다는 뜻입니다. 기업의 AI 도입 효과를 설명할 때 인용하는데 현실과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AI 거품론도 있습니다.
“AI는 거품이 아닌 캐즘(Chasm)의 단계를 지나고 있습니다. 캐즘은 ‘투자한다는 마음으로 사는 단계’에서 ‘쓸모 있는 거니까 꼭 사야 하는 단계’로 확대하는 과정에 넘기 어려운 골짜기를 말합니다. 투자를 먼저 한 사람들이 항상 선점합니다.
저희는 올해 AI가 혁명을 갖고 올 것이라고 작년에 인지했습니다. AI 신제품 만들어 올해 초 2200명 전 직원들에게 사용하도록 하고 보완해서 6월 10일 OneAI를 시장에 배포했습니다. 통상 고객사 1000곳을 확보하는 기간이 3~ 4년가량 걸리는데, OneAI는 4개월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빠른 건 처음이거든요. 앞으로는 1000개 고객사 확보하는 시간이 2개월, 그다음은 1개월로 보고 있습니다. 거품이 아닙니다.”
–고객사를 확보하는 시간이 단축됐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요즘 재미있게 읽고 있는 책이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 전략인데요. 이 책은 선도 기업들을 연구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선도 기업을 평가하는 여러 지표 중에 ‘민첩성’이라는 지표가 눈에 띄더라고요.
민첩성은 신사업이나 신제품 매출을 얼마나 빠르게 증가시킬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가 신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고 1000명의 고객을 확보하는 데 기존에는 4년이 걸렸는데 이제는 4개월 밖에 걸리지 않는다면 ‘민첩성이 매우 높은 회사’로 정의될 수 있는 겁니다.”

–2년 전 한 칼럼에서 “느린 결정이 틀린 결정보다 더 위험하다”는 제프 베이조스의 발언을 인용했는데, 여전히 유효한가요.
“그렇습니다.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연결하라’는 제 평소 신조를 베이조스의 말을 빌려 표현한 것입니다. 완벽하게 검토한 다음에 시작하면 늦어요. 70% 정도의 준비가 됐을 때 결정하고 부족한 30%는 실행하면서 수정해 나가는 겁니다.
저희 서비스의 성공 요인을 꼽는다면, 빠르게 만들고 시장에서 신속하게 피드백을 받아 문제를 개선하고 수정하는 방법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90%, 100% 준비해서 시작하려고 하면 일단 가장 망가지는 게 기회를 놓쳐요.”
–올해 7월 글로벌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저희 솔루션은 국내에서 글로벌 솔루션보다 경쟁력이 높습니다. 현재 중소기업 시장에서는 8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엔터프라이즈 영역에서도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만약 저희가 없었다면 해외 솔루션이 국내를 장악했겠지만, 이제는 저희의 솔루션이 국내에서 그 가치를 증명했기에 해외 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일본 법인 설립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AWS 같은 기업들과 제휴 및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 시장에 함께 진출하는 전략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 대표는 경험을 바탕으로 AI 분야 전문가들과 공동 집필을 하고 있고 디지털 전환에 대한 칼럼을 언론에 기고하기도 했다. 사외이사, 겸임 교수 등 대외활동이 왕성하다.
특히, 강연에 애정을 쏟는다. 지 대표는 “저를 필요로 하고 초청해 주시는 강연에서 큰 즐거움을 느낀다”며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증명하고 공유하는 과정이기도 해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AX 리더십 포럼을 매달 열고 C레벨들에게 경영 현장에서 필요한, 실용적인 경영 지식을 나눈다.
IT격동기를 현장에서 지켜보셨습니다.
“1990년대 말, 인터넷 열풍 뒤에는 모바일 시대가 찾아왔습니다.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하고 무선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노트북이나 데스크탑이 아닌 모바일로 업무를 처리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그래서 더존에서는 협업 도구와 그룹웨어를 개발했는데, 당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선제적으로 대응한 덕분에 ‘모바일 퍼스트, 모바일 온리’ 시대에 저희 제품들의 가치와 밸류가 크게 상승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AI가 왔잖아요.
“또 한 번의 기회인 거죠. IT는 10년에 한 번씩 큰 거대한 흐름이 오는 것 같아요. PC, 인터넷, 모바일, 클라우드, 지금 이제 AI. 새로운 메가 트렌드를 형성하는 기술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 같습니다. “

–리더로서 꼭 지키는 원칙, 신념은 무엇인가요.
“조직과 개인의 성장을 목표로 하는 리더가 돼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상한 습관을 갖고 있어요. 책이나 리포트를 보다가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위한~~’ 글이 나오면 그걸 옮겨쓸 때 ‘조직과 개인의 성장’이라고 바꿔서 씁니다. 나도 모르게 ‘조직을 좀 더 우선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조직이 없으면 개인이 성장할 수 있을까요.
AI도 결국은 Individual Personality, 개인주의와는 좀 다른 개인이 중심이 되는 시대인데, 저는 조직을 앞세우게 됩니다. 아마 일잘러가 조직의 리더가 되면 그 친구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조직이 성장했는데 개인이 성장하지 못한다면 그 조직이 지속 가능한가, 저는 좀 힘들 수도 있다 생각합니다.
또 개인은 성장을 했는데 조직이 성장하지 못했다면 그건 조직에 기여를 못 한 거거든요. 협업을 잘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저에게는 조직과 개인의 성장을 목표로 하는 삶이 굉장히 중요한 원칙이고 신념입니다. 정년이라는 게 회사의 시스템으로, 사회 시스템으로 존재하지만 그 신념이나 사명을 달성하지 못하면 그때가 정년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존비즈온의 앞으로 행보가 기대됩니다.
“우리가 스스로 ‘좋은 기업이고, 일류 기업이고, AI 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고객이 인정해 줘야 의미가 있습니다. 저희는 오랫동안 ERP, 세무회계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강자로 자리를 잡았지만, 글로벌 AI 기업의 밸류에 비하면 갈 길이 멉니다.
저희는 뛰어난 AI 엔진을 개발했고 저희 제품에 접목해서 성과를 극대화하는 도구를 만드는 기업입니다. 이런 이유로 ‘AI 전환(AX) 기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잘 개발하는 회사도 있지만, 저희는 AI를 응용해 기업의 성과, 효율성, 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합니다. 그것이 AX 기업의 본질이고 저희가 핵심 가치입니다.”

(미니 인터뷰)※ 지 대표는 미니쉬 치료를 받은 고객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미니쉬에 대해 물었다.
-미니쉬 치료 계기는 무엇인가요.
“한 CEO 포럼에서 강정호 미니쉬테크놀로지 대표를 만났습니다. 저희 회사 통합 시스템에 관심을 보이길래, ‘미니쉬는 치과분야인데 어떻게 IT에 이렇게 관심이 많지?’라는 호기심을 생겨서 저도 미니쉬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미니쉬 치료의 철학과 방법에 공감했는데, △안 아픈 치료 △건강한 치료 △심미적인 치료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더군요. 그래서 유명한 분들이 많이 찾는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가격이 다소 비싸게 느껴졌지만, 저희 회장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평생 쓸 건데 치료를 받고 그 비용을 앞으로 사용할 기간으로 나눠보면 그렇게 비싼 건 아니야.” 그 말을 듣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치료 받아보니 어떠셨어요.
“다시 태어난 기분이 들었습니다. 진짜로 안 아프게 치료받았고요. 제 치아의 3분의1이 크라운하고 다 때운 거예요. 예전에는 굉장히 오랫동안 치료를 받았거든요. 치아 노화로 인해 다시 치료를 받는 입장에서 또다시 긴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부담이 컸는데, 미니쉬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더군요.”
–미니쉬의 팬이 된 느낌입니다.
“미니쉬를 경험한 환자로서 제가 지금 미니쉬의 에반젤리스트(Evangelist)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에요. 좋은 치료와 건강한 치료 그 자체가 최고의 마케팅이라고 생각합니다. 살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특별한 치료였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