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젖꼭지는 어린이들을 조용하게 만들고, 실제로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또 잠투정을 막아 쉽게 잠들도록 하는 기능을 합니다.
치열의 형성에 있어서 이것이 그리 나쁜 역할을 하는 것으로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이 습관이 너무 오래 지속되어 4세가 지나서까지 연장된 경우, 악골 및 치열의 형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한소아치과학회에서 소개한 고무젖꼭지(공갈젖꼭지)에 대한 내용이다. 일명 ‘쪽쪽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거룩한’ 치과의사의 답변보다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충격적일 때가 있다.
틱토커 ‘닥터 롤로’가 지난 2021년 7월 올려 놓은 영상이 그렇다. 이 영상에서는 3세 이후까지 손을 빨다가 치열이 망가져 앞니로 씹기가 어려워진 어린이의 치아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치과의사는 “고칠 수 있다”는 코멘트와 함께 영상을 소개한다. 37만 9000명이 이 영상을 봤다.
@dr_plolo Come see me, I can fix it #dentist #pediatricdentist #pediatricdentistry #fyp #drlolopedo #pediatrics #fypシ #viral #teeth
♬ original sound – Dr Lolo
영상 속 닥터 롤로는 실제로 치과의사로 일하고 있는 인물이다. 플로리다국제대에서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플로리다대 치과대학에서 치의학박사(DMD) 학위를 받았다.
이후 니클라우스 어린이 병원에서 2년간 소아치과 레지던트 과정을 마쳤다. 그는 어릴 적 공격성 치주염(Aggressive Periodontitis) 진단을 받았는데, 그 때 자신을 치료해 주던 치과의사의 모습에 반해 꿈을 키웠다고 한다.
미국은 이른바 인플루언서의 천국이다. 세계 최대 내수시장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에 인플루언서들이 벌어들이는 돈이 막대하다.
킴 카다시안 등 유명 인플루언서들은 천문학적 금액의 돈을 벌고, 또 그들이 만든 화장품 등 제품은 즉각 시장의 주요 상품이 된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와 인플루언서가 건강의 영역에 들어선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환자들의 건강과 복지에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의료인이 직접 영상을 제작하는 인플루언서로 나서는 콘텐츠는 의학적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다.
최근 미국 보험회사 벅시는 치과의사로 봉직하면서 인플루언서를 겸하고 있는 이른바 ‘덴티스트 인플루언서’들에 대해 소개했다. 벅시는 워렌 버핏이 이끌고 있는 투자회사 버크셔헤서웨이 계열 보험사다.
이들은 단순히 틱톡에서 재미 위주의 영상으로 클릭을 이끌어 내는 것에서 벗어나, 치과의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재미와 정보 두 가지를 담아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은 플로리다주 핼런데일비치에서 치과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drcatherineding Replying to @Maya comment your favorite kpop girl group! #lesserafim @LE SSERAFIM #easy #kpop#kpopdancetutorial#dancetips#girlgroup#tutorial
♬ EASY – LE SSERAFIM
벅시의 주요 치과의사 인플루언서 중에는 교정전문의(Orthodontist) 닥터 캐서린 딩도 있다. 팔로어가 무려 85만명이 넘는다. 딩 박사는 K팝 댄스 치과의사로도 유명하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딩 박사는 캘리포니아에서 봉직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딩 박사의 영상 중 1000만 클릭이 넘게 나온 것은 K팝 댄스 율동을 가미해 얼음을 이로 씹어 먹으면 안되는 이유를 설명한 영상이다.
당시 딩 박사는 얼음을 씹어먹을 경우 치아 표면이 깨지거나 이가 부러질 수 있고, 치아의 신경이 자극을 받아 시릴 수 있으며, 턱 근육에 무리가 가서 통증이 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빈혈 때문에 얼음을 씹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내과에서 빈혈 검사도 받아보라고 전했다.
하지만 딩 박사는 때로는 치과와 전혀 상관 없는 순수 K팝 댄스 영상을 올리기도 한다. 작년 5월 르세라핌의 노래에 맞춰서 율동을 선보이는 모습이다. 심지어 티셔츠도 ‘서울’이라고 크게 적힌 티셔츠를 입었다.
벅시는 또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와 LA 지역에서 진료하는 치과의사 라이언 새비지도 소개했다. 새비지 박사는 자신의 병원에서 다양한 상황을 가정하며 영상을 제작한다. 치아에 좋은 음식을 소개하는 영상은 230만명이 봤다.
약간 코믹하게 만든 내용으로 치과의사가 진료를 마친 환자에게 사탕을 무료로 주면 나중에 충치가 다시 생겨 돌아온다는 내용도 있다. 그는 틱톡에서 35만7000명, 인스타그램에서 25만7000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다.
이른바 의료인 인플루언서 열풍에 대해 아이작 응 싱가포르국립대 의대 교수팀은 작년 논문 ‘메디컬 인플루언서의 부상: 장단점(The rise of medical influencers: The pros and the cons)’에서 의료인 인플루언서의 강점과 위험 요소를 분석했다.
논문에서 연구진은 ‘메디컬 인플루언서’의 장점에 대해 개인의 평판, 재정적 수입, 공중보건 이해력 향상, 대중에게 무료 의료 조언 제공, 의료인과 환자간 장벽 허물기, 의료인의 스트레스 해소 도움 등을 꼽았다.
하지만 부업인 인플루언서가 임상에 방해가 된다거나, 콘텐츠에 후원을 받을 경우 이해 상충 문제, 의료인에 대한 대중의 더 높은 책임 기대치, 타 의료인에 대한 비방 우려 등은 메디컬 인플루언서의 잠재적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Writer. 이현택
<중앙일보>와 <조선일보>에서 18년간 근무한 전직 신문기자. 지금은 프리랜서 기고가로 활동하며 인생 2막을 구상하고 있다. 언론 외에도 JTBC 방송 홍보마케팅팀과 미국 에델만글로벌어드바이저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미국 국무부 풀브라이트 험프리 펠로우십과 구글 아시아태평양 뉴스룸 리더십 펠로우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