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충치를 진단할 수 있을까? 글로벌 치과AI 개발 화두는

2025.11.10

치과 질환은 사실 일반 환자 입장에서는 큰 걱정은 아닐 수도 있다. 치과병원에 자주 방문하면서 예방을 잘 하고, 치료가 필요하면 진료를 받으면 된다. 게다가 치과 진료비가 미국 등에 비해 절반에서 크게는 10분의 1 수준인 우리나라에서는 치과를 가는 것이 그리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진료가 의술의 전부는 아니고, 많은 의료인들은 질병의 사전 예방과 예측, 그리고 조기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 연구와 임상에 매진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린이가 치약이 발라진 칫솔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노르웨이 베르겐대 파더스 하산 연구팀에 의하면 유아기 우식증은 플라크 점수, 어린이 나이, 어머니의 교육 수준과 나이, 어린이의 칫솔질 빈도 등 총 10가지가 유아기 우식증과 관련 있다. 사진=픽셀스

최근 게재된 노르웨이 베르겐대 파더스 하산 연구팀의 연구 논문(방글라데시의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유아기 우식증 위험 예측)은 유아기 우식증(ECC)에 대한 머신러닝 기반 예측을 주제로 다뤘다.

서울대병원 의학정보 홈페이지에 따르면, 유아기 우식증은 “71개월 이하의 어린이의 유치에서, 1개 이상의 치아우식, 또는 치아우식으로 인한 치아 상실, 치아우식으로 인해 치료한 치아가 존재하는 경우”로 정의된다.

발생 이유로는 미생물 요인 (부모에게서 뮤탄스균 전염 등), 식이 요인(어머니 젖이 위쪽 앞니 위에 오래 머무를 경우 유당이 입 안에 있는 뮤탄스균에 의해 발효), 시간 요인(수유시간이 길 때 뮤탄스균 증식 및 활성 증가) 등이 꼽힌다고 한다. 치과의사의 임상 및 방사선 검사를 통해 진단 후 치료를 받게 된다.

방글라데시 출신인 하산은 이 연구논문에서는 방글라데시에 있는 6세 미만 자녀를 둔 724명의 엄마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임상 데이터와 설문조사를 병행했다. ML을 이용해 어머니와 아이의 건강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여 ECC 위험을 더욱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고자 한 것이다.

조사 결과 하산 연구팀은 플라크 점수, 어린이의 나이, 어머니의 교육 수준, 형제자매 인원수, 어머니 나이, 달콤한 음식 소비, 치아 청소 도구, 어린이의 칫솔질 빈도, 어린이 칫솔질 도움 여부, 불소 치약 사용 여부 등 10가지를 유아기 우식증과 관련된 요인으로 꼽았다. 이를 통해 머신러닝 인공지능 기술로 어린이들의 유아기 우식증을 예측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진은 다양한 집단에 대한 타당도 검증과 모델 최적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중에서 연구진이 가장 강력한 예측 변수로 꼽은 것은 플라크 점수다.

미국을 필두로 전세계에는 AI를 적극적으로 접목시키는 치의학 전문가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플로리다대학은 AI를 치과의사 양성 및 치의학 연구에 적극적으로 접목하는 대학 중 하나다. 이 학교 블로그에 따르면, 치대생들은 방사선 치아 사진을 판독할 때 AI 기술을 활용하는 법을 배운다.

Ai기반 치과 진료 기술 개발 스타트업 오버젯은 “파노라마 구강 엑스레이에서 충치의 정확한 크기와 위치를 보여줄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치과의사가 잠재적인 충치를 해결하기 위한 정확한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을 받은 AI 기업 오버젯의 AI 기반 충치 감지 및 엑스레이에서의 골밀도 측정값 진단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이를 통해 흑백의 치아 방사선 사진은 천연색의 컬러로 변환된다.

오버젯은 이 대학 치과대학장을 역임한 테레사 돌란 박사가 최고치과책임자(Chief Dental Officer)로 일하고 있으며, 2022년 학교 측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당시 플로리다대 치과대학장인 이스벨 가르시아 박사는 “우리의 목표는 미래의 치과의사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는데 필요한 기술과 지식으로 무장하고, 최적의 구강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이라며 인공지능의 교육과정 도입을 설명했다.

세계 최초의 치과대학으로 꼽히는 (미국 치과의사협회 기준) 메릴랜드대 치과대학은 아예 학교 내에 AI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곳은 ▶설명ㆍ해석가능한 AI 모델 ▶구강악안면의학, 병리학, 영상의학을 위한 딥러닝 이미지 분할 ▶어렵고 논란이 많은 주제에 대한 의학 AI 챗봇의 성능 ▶두경부암 환자를 위한 맞춤형 챗봇 개발 ▶치의학 교육을 위한 가상현실 및 혼합현실 ▶AI 윤리 등을 다룬다.

디지털 아트 스타일의 맑고 빛나는 치아가 신비로운 전기적 효과로 강조되어 있는 이미지
Ai 기반 진단 시스템은 치과의사 소견을 보조할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윤리적 검토에 대한 논의는 아직 부족하다. 사진=overjet.ai

이 중에서 AI 윤리는 많은 유수 치과대학이 심도 있게 다루는 분야 중 하나다. 하버드대 치과대학 홈페이지는 2024년 블로그 글에서 AI와 머신러닝 모델이 진정으로 치의학에 도움을 주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사용자의 성별, 인종, 인구통계학적 배경에 따라 유사한 질문도 다른 답변이 나오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AI 기반 진단 시스템은 치과의사의 소견을 보조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각국 보건 규제당국의 규제는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잡고 있지 못하며, AI가 더 발전할 경우 이와 관련한 윤리적 검토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즉, AI 치과의사를 기대하기 이전에 AI를 잘 아는 치과의사부터 양성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독일, 프랑스, 세르비아, 인도 등 다국적 연구진이 최근 2023년 발표한 논문인 ‘치의학 AI에 관한 윤리적 고려사항: 프레임워크와 체크리스트’에서는 윤리적인 치과 AI를 위한 11가지 윤리 덕목을 짚었다. 투명성, 다양성, 환자 웰빙, 환자의 의사결정 존중, 사생활 보호, 책임감, 형평성, 신중함, 지속가능한 개발, 연대, 거버넌스 등이다.

Writer. 이현택

<중앙일보>와 <조선일보>에서 18년간 근무한 전직 신문기자. 지금은 프리랜서 기고가로 활동하며 인생 2막을 구상하고 있다. 언론 외에도 JTBC 방송 홍보마케팅팀과 미국 에델만글로벌어드바이저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미국 국무부 풀브라이트 험프리 펠로우십과 구글 아시아태평양 뉴스룸 리더십 펠로우 등을 거쳤다. 취미 겸 특기는 참고서 집필로, 지금까지 <언론고시 하우 투 패스>, <고급 언론고시 실전연습> 시리즈, <중앙일보-JTBC 입사 공식 가이드북> 등을 공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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