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치과의사 위한 압축 과정도 개설
방탄소년단과 SK하이닉스, 손흥민 선수 등 세계적인 톱 스타 및 기업을 배출한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 속의 선진국이 되었지만, 아직도 많은 나라들은 아메리칸드림을 꿈꾼다. 의료계도 그 중 하나다. 어릴 적 이민을 와서 성장하는 사람도 있고, 본국에서 의술을 펼치다가 이민간 뒤 다시 면허를 취득해 새로운 장을 여는 사람들도 있다.
텍사스 포츠워스에 있는 경제 전문 잡지인 포츠워스INC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치과의사 유스티나 라스카(48)박사도 그 중에 하나다. 폴란드 출신으로 부모님을 따라 어릴 적 미국으로 온 이민자다. 부모님이 이민 비자 추첨에서 당첨된 것이 낯선 미국땅으로 이끌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 소녀 라스카는 폴란드에서 우연찮게 치과를 자주 들락날락하면서 치과의사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한다. 당시 라스카는 유치에 문제가 있어 치과를 자주 찾았는데, 이 때 환자들이 치과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을 더 좋게 하고 치료 결과도 더 훌륭하게 하고 싶었다고 한다.
물론 치과의사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당장 부모가 허드렛일을 하면서 돈을 벌어 아이를 키워야 했다. 매체에 따르면, 라스카의 부모는 농학과 동물과학 석사 보유자로 폴란드에서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었지만, 뉴욕을 거쳐 미시간으로 넘어와서는 최저임금만 받고 공장에서 하루 12~14시간씩 일했다고 한다.
라스카 역시 삶이 간단하지는 않았다. 고교 시절 영어 한 마디 하지 못해 진로상담 때 사전에서 찾은 ‘치과의사’라는 단어를 교사에게 보여주며 자신의 꿈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그는 댈러스와 인접한 대도시 포츠워스에서 의술을 펼치는 치과의사로 성장했다.
그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난 치과의사가 돼 환자들에게 더 나은 삶을 주고 싶었다”면서 “이 진로를 선택한 이후 매일 환자들의 미소와 삶을 변화시켰고, 그 외의 선택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그의 할아버지도 치과의사였고,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치과의원의 간판이 지금 라스카의 진료실에 걸려 있다고 한다.
자국에서 치과의사로 봉직하다가 미국 치과대학원에 다시 입학해 치과의사 면허를 취득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미주리대 캔자스시티 캠퍼스 치과대학원 블로그에 따르면, 이 학교는 지난 2024년 외국 치과의사를 편입시켰다. 이들은 2025년 1월부터 미국 치대 교육을 받아 2027년 5월 졸업한다. 기존에 면허가 있어 2년반의 압축된 교육을 받는다. 2025년 1월 시작한 1기는 9명으로 총 380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이들은 졸업 후 치과의사가 부족한 미주리 지역의 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외 지역이 많은 미주리에는 111개 카운티에서 치과의사가 부족하고, 한 카운티는 인구가 1만480명인데 치과의사가 1명이라고 한다.
2007년 미국에 입국한 인도 출신의 카우샬 카파디아 박사 역시 치과의사 면허가 있었지만 일할 수가 없었다. 노력 끝에 미국 동부의 대표 명문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대 치과대학원에 입학했다. 이후 어린이들과 취약계층을 위해 이동신 진료소를 꾸리는 ‘펜 스마일’ 등의 자원봉사 활동을 거쳐 펜실베이니아대 치대를 졸업하고 미국 치과의사 면허를 취득했다. 지금은 펜실베이니아주 요크에서 개원 치과의로 봉직하고 있다고 WITF 뉴스는 전했다.

미 남부 텍사스에서 봉직하고 있는 한 치과의사도 7월 4일 미국 250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아 20년 전 자신이 미국에 입국해서 치과의사로 성공하는 꿈을 키운 과정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는 경력을 쌓고, 가정을 이루며, 자신의 치과의원을 개원하고 또 지역사회를 위해 의술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감사하면서도, 자신을 믿고 진료를 받은 환자 개개인에게 그 감사를 돌렸다. 언제 어디서든 환자의 미소와 행복을 위해 치의학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치과의사의 행복이자 특권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전에 비해 치솟은 미국 대학 학비로 인해 아메리칸 드림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나 의료인이 되기 위한 전문대학원인 치과대학원의 학비는 연간 몇 억을 훌쩍 뛰어넘는다. 2023년 미국치과협회 블로그에 실린 케리 카니 박사의 글에 따르면, 치과의사 중 학자금 대출 때문에 월 4000달러씩 갚는 일도 있다고 했다. 학자금 대출이 25만 달러가 넘고 20년 동안 갚는다는 계획이다. 30살에 봉직한다고 쳐도 다 갚으면 50살이 된다. 막대한 학자금은 치대생들이 어디서 개업할지, 어떤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울지 등에 영향을 준다고 카니 박사는 덧붙였다.
블로그는 미국 치의학교육협회 통계를 인용, 2021년 기준 미국 치대생 6665명이 졸업했지만, 이 중 17%만이 학자금 대출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 해 치대 졸업생들의 학자금 대출액 총액은 약 17억 달러(약 2조2800억원)에 이른다고 짚었다. 1인당 30만 달러(약 4억원)꼴이다.
Writer. 이현택
<중앙일보>와 <조선일보>에서 18년간 근무한 전직 신문기자. 지금은 프리랜서 기고가로 활동하며 인생 2막을 구상하고 있다. 언론 외에도 JTBC 방송 홍보마케팅팀과 미국 에델만글로벌어드바이저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