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미니쉬 구강스파 같이 전문적인 치과 진료를 받으면서도 럭셔리한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치과병원이 늘어나고 있지만, 미국이나 호주 등에서도 치과병원의 럭셔리 및 스파 트렌드는 눈에 띈다.
미 럭셔리 전문매체 모던 럭셔리에 따르면, 미국 동남부 애틀랜타에 있는 애틀랜타미용치과센터는 환자의 경험을 ‘스파와 같은 럭셔리’로 재정의하고 병원을 미용샵처럼 꾸몄다.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미술 스튜디오와 같은 내부 인테리어와 집기가 눈에 띈다.
병원의 창립자인 치과의사 데브라 킹 박사는 “기존 치과와 다른 공간을 구상해 환자들이 편안하고 극진한 대접과 최고의 보살핌을 받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각 진료실에는 보스 브랜드의 헤드폰이 장착돼 있고, 이불과 목 베개 등이 있다. TV는 환자용 의자 발 끝에 한 대, 천장에 한 대 설치돼 있다.
또 진료실 안에는 은은한 음악이 나오며, 진료를 시작하기 전 따스한 타월로 얼굴을 닦을 수 있다. 병원에 2명의 정규직 마사지 전문가가 상주하면서 팔과 다리 등을 주물러 준다.
이 병원은 럭셔리 스파와 같은 경험을 주지만 진료 퀄리티도 놓치지 않는다. 이 병원에는 미국미용치과학회 인증을 받은 의사 4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들의 임상 경력을 합치면 100년이 넘는 베테랑들이다.
한국인들이 아메리칸항공을 타면 주로 환승하는 텍사스 포츠워스에 있는 스마일 뮤즈 스파는 치과의원이지만 아예 스파를 이름 전면에 내세운다. 댈러스위클리에 따르면, 이 병원을 세운 카르멘 블런트 박사는 “왜 치과를 가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그리 즐거운 경험이 아닌가”하는 의문에서 변화를 시도했다고 한다.
블런트 박사는 “우리는 단순히 치아를 깨끗하게 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면서 “두려움을 자신감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멋진 미소를 갖는 것이 사회적 규범이나 기대에서 나오는 의무감이 아니라 자기애에서 우러나오는 자신감이 될 수 있도록 이끈다는 철학이다. 이 때문에 편안함과 고급스러움을 유지하기 위한 부티크 스파와 같은 시설과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
블런트 박사는 인스타그램에서도 활동이 활발한 편이다. 흔히 사람들이 갖고 있는 치과 관련 의문도 영상으로 풀어준다. 예컨대 그는 최근에 구강청결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나는 보통 사람보다 입을 더 자주 헹구는 편”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블런트 박사의 스마일 뮤즈 스파는 이름과 달리 미용치과만 다루지는 않는다. 소아치과를 비롯해 모든 종류의 치과 진료를 진행한다. 또 치과 비용이 비싼 미국 현실을 감안해 맞춤형 시술 계획과 화상 상담 등 옵션이 있다.
아예 커피숍을 컨셉트로 잡아 병원 이름이 ‘카페’인 치과도 있다. 우리에게는 치킨 브랜드 KFC로 친숙한 켄터키의 중심 도시 루이빌에 작년 개원한 ‘투스 카페’ 치과의원이 그렇다. 이곳에 들어서면 자연채광이 되는 통유리 형태의 커피숍이 라운지로 돼 있다. 치과 진료를 기다리는 동안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한 잔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고, 커피숍 형태의 좌석에서는 노트북 컴퓨터를 충전하면서 개인 사무를 볼 수 있다.
이후 자신의 진료 순서가 되면 진료실로 들어가는데, 천장 스크린에서는 넷플릭스 시청이 가능하고, 담요는 일반, 온열 담요, 묵직한 담요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이 치과의 원장인 에일리 블라이스턴 박사가 이같은 휴양지 카페 스타일의 치과병원을 구상하게 된 것은 치과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덴토포비아)’을 바꾸기 위해서라고 한다.
스파형 치과가 미국에서 트렌드를 타게 된 것은 최근 몇 년 정도다. 2017년 미 인터넷 매체 복스는 일반적인 치과 방문의 느낌을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다. “회색 빛깔의 진료실에 들어가 의자에 누워 있으면, 낯선 치과의사가 입안을 살펴보며 잇몸을 찌르고, 과일 맛이 나는 치아 광택제를 턱에 묻힌다. 또 미세한 구멍을 집중 검사한다. 깨끗해진 치아로 만족해서 오지만 당장 집으로 달려와 얼굴을 씻고 싶은 느낌이 든다.”
아무리 완벽한 치과의사의 의술이라도 충족할 수 없는 심리적 편안함, 그 차이를 위해 이들 치과병원들은 카페, 스파, 휴양지 등의 컨셉트를 진료에 도입한 것이다.
Writer. 이현택
<중앙일보>와 <조선일보>에서 18년간 근무한 전직 신문기자. 지금은 프리랜서 기고가로 활동하며 인생 2막을 구상하고 있다. 언론 외에도 JTBC 방송 홍보마케팅팀과 미국 에델만글로벌어드바이저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미국 국무부 풀브라이트 험프리 펠로우십과 구글 아시아태평양 뉴스룸 리더십 펠로우 등을 거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