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를 즐겨마시고 백악관에서까지 맥도날드를 배달 시켜먹는 등 일거수 일투족이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치과 검진으로 다시 한 번 집중을 모았다. 최근 USA투데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중 월터리드군병원에서 치과 검진을 받게 된다. 워싱턴DC 인근인 메릴랜드주 베데스타 군 기지에 있는 곳으로 현역 군인들을 주로 진료하지만 대통령 등 주요 미 정부 요인들의 진료도 담당한다.

매체에 따르면,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치과 진료는 올 들어 세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두 번의 진료는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에 있는 동네 치과에서 진료를 받았다. 플로리다 마러라고 사저와 워싱턴을 오가면서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바쁜 스케줄에 맞춰 치과 진료가 진행되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전용 치과진료소가 있다. 백악관 업무동인 오벌 오피스 인근에 별도의 치과진료소가 그것이다. 백악관 치과 진료소는 1930년 허버트 후버 대통령 시절 생겨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당시 백악관은 미 대통령이 빠르고 조용히 치과 진료를 받도록 지원하기 위해 경내에 치과 진료소를 개설했다고 한다. USA투데이는 치과진료소가 백악관 지하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보도했다. 당연히 최첨단 장비와 전문 의료진이 있으며, 대통령과 부통령, 그들의 가족, 백악관 직원의 진료를 담당한다.

이 백악관 지하 치과진료소의 존재에 대해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언급한바 있다. 2015년 CBS 뉴스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5년 유명 토크쇼인 지미 키멜쇼에 출연한 자리에서 자신은 백악관 지하에 있는 치과진료소도 갈 수 있고 백악관 주방에도 자유롭게 갈 수 있지만, 경호 문제로 녹음기능이 있는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 운전을 직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치과 진료는 치과의사의 진단에 맞춰 진행하고, 이들 VIP라고 해서 일반인들이 받는 것과 크게 다른 진료를 받지도 않는다. 하지만 가끔씩 미 대통령 등 VIP들의 치과진료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을 때가 있다. 2023년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은 치통 때문에 신경치료를 받으면서 전 세계 언론의 집중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다름 아닌 전신마취 여부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전신마취를 받을 경우 권한대행을 지명한다. 만에 하나 깨어나지 못하는 등 긴급 상황을 대비해 권력 구조를 명확히 하는 취지다. 1942년생으로 당시 81세였던 바이든 당시 대통령의 전신마취 여부는 전 세계 외교가의 관심이 아닐 수 없었다. 바이든 당시 대통령은 국소마취만 받고 전신마취를 받지 않아 권한대행을 지명하지 않았다고 CBS 등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하지만 바이든 전 대통령은 2021년 대장 내시경 검사 때는 전신마취를 받았고, 이 때 85분 동안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한 바 있다.
때로는 치과 진료 기록이 정쟁의 도구로 공개되기도 한다.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두고 백악관 측이 전격 공개한 1973년 텍사스 주방위군 공군 중위 시절 부시 대통령의 치과 기록이다. 2004년 CNN에 따르면, 당시 정치권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1972년 5월부터 1973년 5월 직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CNN은 “백악관이 부시 대통령의 군 치과 검진 기록을 공개하며, 이 문서가 (부시) 대통령이 주방위군 공군 복무를 수행하기 위해 해당 기지에 있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부시 대통령은 재선을 하며 8년간 미국 대통령으로 재임했다.

실제로 치과를 포함한 대수술을 받은 미국 대통령도 있었다. 22ㆍ24대 대통령을 지낸 그로버 클리블랜드(1837~1908)가 그 주인공이다. 1983년 두 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클리블랜드 대통령은 입천장이 이상해 주치의에게 진찰을 요청했다. 그 해 6월 검사 결과 입 안에 암세포가 발견됐고, 대통령 주치의 외에 당대 최고 외과의사 2인, 치과의사 3인이 함께 한 대수술이 진행됐다.
당시 미국 정치는 예민한 시기였다. 경제 불황 상황에서 대통령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은 큰 파문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달 뒤인 8월 중 클리블랜드는 의회에서 연설도 예정돼 있었다. 전 세계 정치사에서 전무후무한 요트 내 수술이 이뤄진 배경이다.
이 때 클리블랜드 대통령은 마취를 한 뒤 치아 두 개를 발치한 뒤 구강 내부에 대규모 암 수술과 복원을 위한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의 내막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고, 이 사실은 클리블랜드가 사망하고 9년이나 지난 1917년에나 알려지게 됐다고 애리조나대 도서관은 소개했다. 심지어 클리블랜드 행정부 백악관 관계자들은 당시 수술에 대한 소문이 퍼지자 치아 하나를 뽑았을 뿐이라는 해명을 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Writer. 이현택
<중앙일보>와 <조선일보>에서 18년간 근무한 전직 신문기자. 지금은 프리랜서 기고가로 활동하며 인생 2막을 구상하고 있다. 언론 외에도 JTBC 방송 홍보마케팅팀과 미국 에델만글로벌어드바이저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