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위생사 부족한 미국…급여ㆍ승진가능성 등 지적

2026.06.04

미국 치과업계에서 치과위생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의사가 흰색 고무장갑을 끼고 있는 모습
미국 치과의사의 60%만이 적절한 숫자의 치과위생사와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몬트주에서는 치과위생사가 부족해 환자들이 정기 검진을 받기 위해 1년 넘게 기다리는 일도 있다고 한다. 사진=픽셀스

지난 4월 미국치과협회는 산하 보건정책연구소 보고서를 통해 치과위생사 부족 현상을 다뤘다. 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치과의사의 60%만이 적절한 숫자의 치과위생사와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과보조원은 73.5%, 행정직원 79.3% 등 이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치과위생사 부족은 심각한 상황이다. 치과위생사 채용을 최근에 진행한 치과의사의 91%는 치과위생사 확보가 매우 어려운 일(very or extremely challenging)이라고 답했다.

보고서는 미국 치과위생사 프로그램의 1학년 등록률은 2025년 기준으로 2020년보다 16%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치위생학과 졸업생도 2022년 이후 증가세다.

하지만 은퇴하는 치과위생사의 숫자는 파악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미국 내 치과병원 직원 수가 지난 1년반 동안 정체 상태라는 것을 감안하면, 현업에 있는 치과위생사가 늘어났고 보기도 어렵다.

미국 버지니아주의 치과위생사 부족 문제를 다룬 뉴스. 출처=WFXR NEWS

치솟는 미국 물가에 비해 치과위생사의 연봉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보고서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치과위생사 등 미국 내 치과병원 직원의 평균 임금은 몇 년 전에 비해 실질적으로는 하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반 병원 직원의 임금은 소폭 상승했고, 미국 전체 민간부문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꾸준히 증가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소득수준이 높은 캘리포니아에서도 치과위생사 부족이 심화하고 있으며, 임금 기대치에 영향을 주는 생활비 상승과 높은 수요 등이 영향으로 꼽힌다.

치과위생사가 부족하면서 환자들의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교외 지역 개인 병원의 생존이 위협받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11월 미 동부 웨스트버지니아 ABC22뉴스에 따르면, 동부 버몬트주에서는 치과위생사가 부족해 환자들이 정기 검진을 받기 위해 1년 넘게 기다리는 일도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클리닝(스케일링)을 못 받는 환자도 생겨난다. 한 치과의사는 스케일링을 받고 싶다는 환자에게 1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자 소리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이로 인해 치과병원에 인력과 재정적 압박도 생겨난다. 이 때문에 개인 치과의사들이 대형 치과그룹에 병원을 매각하는 일도 생긴다고 방송은 전했다.

하지만 반론도 있다. 데릭 스번 버지니아치과위생사협회 회장은 “버지니아에 치과위생사가 부족한게 아니라 (연봉 등) 현 근무 환경에서 일하려는 치과위생사가 부족한 것”이라며 “유해한 근무환경, 직장내 괴롭힘, 경력 개발 기회 부족 등으로 치과위생사가 떠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현지 WWBT7 방송은 보도했다.

치료를 받는 환자가 침대에 누워 있으며, 의료진이 치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치솟는 미국 물가에 비해 연봉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도 치과위생사 부족 원인으로 지적된다. 반면, 유해한 근무환경, 직장내 괴롭힘, 경력 개발 기회 부족 등으로 치과위생사가 떠나는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사진=픽셀스

치과위생사의 직무 만족도를 조사한 연구논문도 있다. 작년 9월 BMC 헬스서비스리서치 저널에 게재된 미국 동부 필라델피아의 레이크이리정골의대 린다 A. 스트라우브-브루스(Linda A. Straub-Bruce)의 연구에 따르면, 328명의 응답자 중 여성(98.5%), 55세 이상(52.7%), 개인치과병원 근무(71.6%) 비중이 높았다. 이들은 업무 자부심이나 동료 관계 등에서는 만족도가 높았지만 소득이나 승진기회, 조직 지원에 불만족한다고 밝혔다.

치과위생사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 각 지역에서는 저마다 정책을 내놓고 있다. 캘리포니아침례대학교에서는 24개월만에 치위생학 전공 이학사(Bachelor of Science in Dental Hygiene program)프로그램이 추진 중이다.

캘리포니아치과협회에 따르면, 치위생위원회는 이 프로그램을 잠정적으로 승인했다. 학교 측은 2028년 9월 이전 개강을 목표로 매년 96명의 치과위생사를 배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단기 압축 프로그램을 통해 리버사이드, 온타리오, 샌더나디노 등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의 환자들과 소외교층에게 구강건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미 북서부 콜로라도주 포트콜린스에서는 치위생학과에서 원내생 스케일링 서비스를 진행한다. 현지 9뉴스에 따르면, 프런트레인지커뮤니티칼리지의 치위생학 프로그램에는 교수의 감독 하에 학생들이 스케일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5월 기준으로 150명이 스케일링 등을 받았다. 일부 환자들은 스케일링을 받은지 5년이 됐다면서 반기기도 했다. 하지만 원내생 진료라 가격은 일반 치과보다 저렴한 대신 한 번 방문에 3시간에서 3시간 반이 걸린다. 미국 일반 치과에서 받는 스케일링은 보험이 없는 경우 약 200달러(약 30만원)대다.

Writer. 이현택
<중앙일보>와 <조선일보>에서 18년간 근무한 전직 신문기자. 지금은 프리랜서 기고가로 활동하며 인생 2막을 구상하고 있다. 언론 외에도 JTBC 방송 홍보마케팅팀과 미국 에델만글로벌어드바이저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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